LCoS(Liquid crystal on silicon)이란 것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다가 LCD의 액정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 디스플레이 소자를 말한다. 거울이라 할 수 있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액정을 올린 방식이기 때문에 빛이 통과되면서 개구율 문제와 각 픽셀간의 미세회로가 보임으로써, 격자 문제가 일어나는 투과형 LCD와는 달리 싸게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얻은 소자가 바로 LCoS였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대형 LCD공정과 달리 어느 정도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정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한 것이 LCoS이기 때문에, 중소 반도체 업체들이 이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으며,(실제 삼성전자가 삼성 SDI에게 LCD공정을 빼았을 때의 이유 역시나 LCD공정과 반도체 공정간의 유사점 때문에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유리하다는 이유였다) 신택스브릴리언, SMIC, 스패셜라이트와 같은 업체들이 뛰어들었고, 그 뒤에 소니와 JVC, 필립스, 인텔과 같은 대기업들이 LCoS시장의 참여 발표를 함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2004년까지 TI라는 거대업체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소자인 DLP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하였던,LCoS는 각소형 업체들의 상용화 실패와 인텔 혹은 필립스와 같은 대기업들의 개발 취소 그리고 소니와 JVC 같은 업체들의제품 개발 지연과판매 부진에 시달린다.
2002년에 주목 받기 시작해서 2003년에는 이제 겨우 DVD시장이만들어졌네 마네 하는시점에 1080P라는 FullHD의 압도적인 해상도를 실현한 소니의 퀄리아 004와 같은 제품이 나왔으며,2004년 정도까지매우 희망찬 분위기에서 2004년 말에 갑작스럽게 암울한 혹은 실패한 시장이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LCoS는 간단한 반도체 공정에서 쉽게 제품을 설계, 생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 받은 시장이었다. 실제로TSMC나 UMC와같은 대형 파운드리 업체들의 득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구형 반도체 장비의 중소 파운드리 업체들이 이 시장에관심을 가졌고, 일반적인반도체 공정과 비슷한 LCD 공정을 이미 만들어져 있는 자사의 실리콘 위에다가 작업만 하면 되는데다가향후 커질 HDTV시장과 각HDTV에는 적어도 3개의 LCoS소자가 들어갈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시장은 금방 커질 것으로 보고설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다루는 것은 일반적인 반도체가 아니라 아쉽게도 디스플레이였다는 점이다.
파운드리제조공정 상에서 일반적인 반도체, 즉 메모리나 CPU아니면 DSP 덩어리는 보통, 작동만 되면 위에 미세 먼지가 조금묻어나건,어찌되건 상관이 없다. (실제로는 미세 먼지가 있다면 재대로 작동 할 리는 없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예일 뿐이다^^;)하지만디스플레이 소자인 LCoS는 그 위에 미세 먼지가 있거나 공정 중의 작은 상처로 인해 각 디스플레이의 서브픽셀이 나간다던가하면화면 자체의 문제가 생긴다.
즉, 대형 파운드리 같은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선택한 시장이었는데, 알고보았더니그 이상의 요구조건이 필요했던 시장이었던 것이었다. 설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정에서 압박이 컸으며, 작은벤처업체들로써는 이런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점이 문제였다.
두번째 문제는 소자 개발 업체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혹은 상상하지 못할 걱정거리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뒤에늘어날HDTV를 위해서 제품을 개발해야 했지만, LCoS를 위해서 따로 영상 처리 칩셋을 개발해야 했으며, LCoS에 맞는광학기기들과설계들도 필요했다.
한 예를 든다면, 보통 프로젝터나 리어 프로젝션 TV는 할로겐이나 메탈 할라이트램프를 쓰고있었는데, 이런 램프에서 나오는 자외선으로 인해서 LCoS와 같은 반도체 소자가 손상을 입는다던가 하는 문제가벌어졌다.당연하겠지만 UV코팅을 소자에 했어야 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자 업체 하나만으로되는 문제가아니었다. 경쟁 소자였던 TI야 워낙 거대 반도체 업체였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당시 대형 가전업체들과 같이 고민할 수 있었는데비해서, 초기 소형 업체들만으로는 이런 각종 제품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사실상 LCoS를완성해서 제품화까지 해결한 업체가 일본 소니와 JVC, 캐논이라는 반도체부터 광학 그리고 가전기기까지 모든것을 가지고 있는대형업체들이라는 점을 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소자 업체 혼자만으로 제품화까지 이루기에는 너무 빡빡했다.결국 엄청난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는 TI와 같은 초거대 반도체 업체가 아니라면 결국 작은 반도체기업들 홀로 어찌 할 수 없었던것이었다.
결국 완성품이 시장에 나와야지 뭔가 되는데, 이게 안 나오니 방법이 없었다. 물론 2003년에 소니가 퀄리아 004라는 압박의 제품을 내놓았기 했지만, 3만 달러가 넘어가는 이런 제품이 쉽게 시장에서 인정받긴 어려운 일이었다.
인텔이나 필립스와 같은 대형업체들이 달려들어서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또한 불발이 되었다. 필립스는자사 가전이나반도체의 부진으로 인해서 그리고 큰 이익을 얻고 있었던 LCD사업부의 존속을 위해서 자금 투자를 했어야 하는시점이라, LCoS에개발의 집중을 못 하고 사업을 포기하였다.
인텔 역시나 AMD가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어, 딴짓을 할 틈이없어졌으며, 당장 수익이 나오기 어려운 모바일, 가전 사업을 접고, X86 CPU 사업에 집중 하기로 하였다.결국 ARM과 같은어플케이션 칩셋 부분도 마벨에게 매각하는 등 엄청난(?) 구조조정을 하였다. 당연히 이 첫 번째, 희생양은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LCoS 였고, 이런 대형 업체 둘의 탈락은 LCoS시장 자체의 의문을 가지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안그래도 세상 살기 힘들었던 LCoS에 다른 문제는 DLP라는 강력한 경쟁자 때문이었다.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칩인 DLP는 아주 작은 미세 거울들이 반사각을 조정해서화면을만들어내는 기술이다.
MEMS(MicroElectro Mechanical System)에 기반한DMD인DLP는 그 공정의 복잡함으로 한계를 가진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와 달리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제작 및 응용기술업체인 TI의 위력으로 제기된 단점을 제거했으면서도 시장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격과 초대형 업체라는 규모를 이용해서 각종타전자업체와 파트너 쉽을 형성하여, 실제 제품을 만들어서 내놓았다는 점이다.
LCoS를 제작했던 중소(?)업체들과달리 TI는 반도체에서 제품화까지 전 부분에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으며, 다국적 대기업만이 보여 줄 수 있는영업력을이용해서 자사의 부족한 부분들을 파트너 쉽으로 해결해 갔으며, 심지어 자사 DLP구입에 대해서 업체에 리베이트까지 줄 수있는자금력까지 있다 보니, 말 그대로 게임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LCoS의 다른 경쟁자라 할 수있는투과형LCD를 생산하는 일본의 대기업인 엡손의 3LCD나 다른 LCoS를 만들던 소니의 SXRD나 JVC의 D-ILA와같은기술들이 그리 보급 되지 않은 것은 역시나 TI의 DLP의 공세 때문일 것이다.
이미 완성도 높고 싸게 주고, 공급업체도 망할 리 없는 안정적인 대기업인데.. 뭐 때문에 고생스럽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벤처기업에서 만든 LCoS 같은 것을 써야 한다말인가?
더군다나 TI는 DLP 프로모션을 하면서, DLP마크도 이쁘게 만들어서 DLP를 사용하면 인텔 인사이드와 같은 스티커를 붙이게 해서 일반인에게 인지도마저 있었다.
사실 진짜 문제는 (1), (2), (3), (4) 가 아니었다.
바로 플랫패널 디스플레이 시장의 급속한 팽창과 리어 프로젝션 TV시장의 축소야 말로 진짜 원인이었다.
2003년부터 삼성전자, LG필립스, LG전자, 삼성SDI, 샤프, 마츠시타, 파이오니어와 같은 업체들이 말 그대로 무한의 경쟁을하면서평판형 TV 즉, LCD나 PDP 와 같은 TV들이 빨리 싸졌으며, 심지어 그 크기가 너무 빨리 커졌다는 점이었다.
LCD는 30인치, PDP는 40인치 정도에서 그 개발이 끝나고 결국 리어 프로젝션 TV가 50인치이상에서 시장을 형성하고,그런인치대역에서 고해상도를 원하는 사람들이 LCoS를 원할 것이다라는 예상은 깨어지고, LCD나 PDP 둘 다 100인치제품이개발되었으며, 지금도 40인치를 넘어서서 50인치 제품군이 팔리게 되는 시장이 될지는 몰랐던 것이다.
인치가커지고가격이 싸지며, 더군다나 여러 부분에서 프로젝션 TV보다 편한 LCD와 PDP로 인해서 LCoS는 그 날개 짓도 하기전에시장을 접어야 했으며, 실제 DLP 역시나 현재는 리어 프로젝션 TV보다는 프로젝터에 집중하고 있으며, 소니 역시나SXRD를사용한 리어 프로젝터 제품 개발을 취소하고 말았다.
현재는 32인치 HDTV는 100만원 미만에 구할 수있으며,40인치 대의 제품도 200만원 안팎으로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계에서 돈과 기술이 첫째 둘째라면 서러웠던기업들이디스플레이 시장에 달려들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적어도 2002년에 LCoS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누구도2년 정도만에 그렇게 LCD나 PDP TV가 보급될지 몰랐으니 말이다.
일단 LCoS는 구조상 DLP에 비해서 분명히 암부 표현의 문제가 있지만,(명암비가 딸린다) 고해상도를 쉽게 낼 수 있는가장 쉬운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때문에 웨이퍼에서 초 고해상도 소자를 바로 뽑아낸다면 구동이 복잡한 DMD보다 유리하며,실제로 JVC는디지털 시네마 쪽을 위해서 8K(8192×4320)라는 압도적인 해상도를 지닌 D-ILA 소자를 개발했다고발표했으며, 소니역시나 자사의 LCoS인 SXRD를 사용한 디지털 시네마용 장비를 내놓았다.
이미 CCD와CMOS의 발전으로 4K급영화 촬영용 디지털 카메라들이 보급되고 있는 헐리우드를 생각하면 이미 4K나 8K의 압도적인 해상도를만들어낸 소니나 JVC같은업체들의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들은 당장은 2K급의 DLP에 밀리는지는 몰라도 향후를 생각하면 확실히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있다.(물론 TI와 크리스티의 파트너 쉽이 무섭긴 하지만…)
그 외에도 HMD(Head Mounted Display)와 같은 시장도 LCoS의 시장이다.
특히나 저전력과 함께, 저렴하게 고해상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LCoS의 특성상 HMD를 사용한다면 쉽게 HD급 혹은 그이상의화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군사용이나 의료용 혹은 엔터테이먼트용으로 시장이 얼마든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그외에도 최근 엄청난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EVF(Electric View Finder)를 이런 LCoS로할경우에 장점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격자감이 없이 보여지는 고해상도 영상은 영화 촬영용 디지털 카메라 부분에서 사용될가능성이높다.
DLP가 선점했지만, 아직 컨슈머 프로젝터 시장도 가망성이 있다.
아직 80인치 이상에서100인치정도에서는 평판 TV가 접근 할 수 없는 영역이며, 이런 부분을 단지 5000달러 FullHD와 함께 구현할 수 있는것은역시나 프로젝터 뿐이다. 이런 FullHD 영상을 보여줄 때는 삼판인 LCoS 프로젝터의 경우에 무지개 현상이 없이더군다나격자감 없는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고, 현재 소니의 SXRD를 LG에게 주는 등 폐쇄적인 부분도 없애고있으니이런 부분에서 의외로 LCoS가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리어 프로젝션 TV 시장 역시나 완전히 가망성이없는것은 아니다. 리어 프로젝션 TV의 가장 큰 문제였던 덩치의 경우에는 광원을 레이져를 사용하여 극복하고 무서운 화질을보여주는제품을 소니나 미쯔비시가 내놓았고,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LCoS는 역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초 소형 프로젝터 같은 것도 LCoS의 시장이다.
LCoS의 특성상 소형화 고해상도가 쉬운데다가 저전력 때문에 LED광원과 결합을 하면 초 소형 프로젝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미 3M이 시 제품을 시연하기도 하였다.
난 LCoS를 좋아한다.
소니의 SXRD 리어 프로젝터 TV를 본적도 있었고, 유니드의 단판식 LCoS프로젝션 TV도 보았고 그 화질에 나름 감탄을 했고,모처에서 모대기업이 만들었었다는 놈도 굉장히 놀랍게 보았고, 기술적으로봐도 DLP보다 훨씬 명쾌하게 보이기 때문에,좋아한다.(물론 엡손의 3LCD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 녀석이컨슈머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너무 문제점이 많다.역시나 LCD와 PDP가 너무 빨리 발전했고, 너무 빨리 가격이 떨어졌다는점이다. 다른 틈세 시장에서라면 모를까 이제 역사의전면에 등장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역시나 LCD나 PDP는 귀찮은것이 하나도 없으니깐 말이다.
한 때 미래의 디스플레이로 띄어졌지만, 이젠 누구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LCoS가 다시 한번 기지개를 펼 일이 있었으면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