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은 60년 만에 온 백(白)호랑이의 해이죠. 경(庚)이 서쪽, 쇠(金)와 함께 흰색을 상징하니까 호랑이를
상징하는 인(寅)과 합쳐져 백호(白虎)의 해가 되는 것이죠. 60간지이니까 1950년 이후 한 갑자 돌아서
첫 백호의 해입니다.
백호는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의 그 호랑이고,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사신(四神)을 이루는
그 호랑이입니다. 과학적으로는 호랑이는 동물계, 척색동물문, 포유강, 식육목, 고양이과, 표범속,
호랑이종에 속하는데 백호가 호랑이종의 아종(亞種)은 아닙니다.
호랑이종에는 벵골호랑이(인도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아무르호랑이, 백두산호랑이) 등의 아종이 있는데
이들 호랑이 중에 열성유전자를 가진 호랑이입니다. 새해 어떤 신문에서는 벵골호랑이와 백호를 전혀 다른
종류인 것처럼 묘사했던데, 벵골호랑이에도 백호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호와 황색호랑이가 서로 사랑을
나눌 수도, 새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중고교 생물시간에 배운 ‘멘델의 법칙’ 기억나십니까? 백호는 열성유전자이고 외형적으로 황색호랑이에게도
잠재될 수 있습니다. 잠재유전자를 가진 황색호랑이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면 25%는 백호, 50%는 열성
유전자를 가진 황색호랑이, 25%는 우성유전자를 가진 황색호랑이가 태어나는 것이죠. 백호끼리 교배하면
백호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서는 백호를 보존하기 위해 근친교배를 시도하고
있지요.
백호가 생물학적으로 열성인 것은 자연도태설과 관계가 있습니다. 푸른 초원에서 백호는 생존하는 데
지장을 받기 쉽겠지요? 그러나 백설의 히말라야나 시베리아에서는 백호가 유리할 수도 있겠네요. 백호는
열성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황색호랑이보다 더 크고 어른이 돼서도 훨씬 크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백호(白虎)처럼 처음의 한계 이상으로 큰 그릇이 되고 큰일을 성취하시기를 빕니다. 대한민국
역시 그러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가 포효하고 질주하는 하얀 호랑이, 도약하고 비상하는
백호처럼 올 한 해 큰 발전 이루시기를 두 손 모아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