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의 이해와 전망
OTT(over-the-top)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이어서 OTT로 이루어지는 국내외 주요 서비스를 소개
하고 OTT가 IPTV, Cable TV 등 기존의 방송 서비스의 발전 방향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정리한다. 그리고 국내 OTT 서비스 상황을 점검하기로 한다.
Ⅰ. OTT의 개념
OTT란 Over The Top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단어이다. 여기서 Top이란 바로 TV에 연결되는 셋
탑박스(Set top box)를 말한다. 즉 OTT란 셋탑박스를 통해 TV로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일종
의 방송 서비스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이라면 셋탑박스를 이용하는 다른 방송 서비스, 예를 들어 케
이블 TV나 위성 방송도 다 OTT라고 불리어야 할것이다. OTT와 기존의 다른 방송 서비스가 다른
것은 셋탑박스의 유무가 아니라 방송 네트워크를통하지 않고 그 대신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부분,
그리고 서비스 제공 업자가 기존의 방송사가 아니라 제 3의 사업자, 제도권 바깥에서 등장한 방송 사
업자라는 부분이다.
원래의 뜻은 그랬지만, 현재 OTT라는 단어는 좀더 넓은 의미로 이용된다. 굳이 셋탑박스를 이용하
지 않아도, TV 대신 PC나 핸드폰을 단말로 이용해도, 심지어 기존의 통신사나 방송사가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도 그것이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라면 모두 OTT의 한
형태라는 식으로 쓰이고 있다.
OTT 셋탑박스는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DVD 겸용이라거나 또는 게임기 겸용과 같이 기존
의 어떤 기기에 기능이 추가된 형태는 물론, 아예TV 속에 그러한 기능을 내장한 제품도 출시되어있다.
Ⅱ. OTT 등장의 배경
OTT도 일종의 방송 서비스이고 단지 이용하는네트워크가 인터넷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가진다고
했는데, 사실 그 부분에 대해 확인할 부분이 있다.
왜 인터넷을 이용해야 하는가? 유선이건 무선이건,공중파이건 위성이건 하여간 이미 방송망이 갖추어
져 있는데 왜 굳이 TV에 인터넷을 연결해서라도 방송을 이용해야 하는가? 수요, 공급 그리고 수익이
라는 세 측면에서 살펴 보기로 하자.
1. 수요 측면
OTT 등장의 배경에는 시청자들, 컨텐츠 시장의소비자들이 현재의 방송 서비스로 채우지 못하는
수요 그 자체가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현재의 서비스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면 새로운 방송 서비스
가 들어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모든 방송 서비스는한 가지 한계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방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그 규모는 확정할 수 없지만, 분명히존재한다. 현재의 방송 서비스가 가지는 한계란 소
비자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이다.
시청자는 어떤 방송사의 특정 시간대에 선택 가능한 어떤 채널을 선택할 뿐, 엄밀히 말해 컨텐츠
자체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그것을 보여 주는 채널이 없다면, 또는 그 상
영 시간이 이미 지나갔다면 그 영화를 볼 수 없다.
그나마 이런 문제는 VOD(Video on Demand)를통해 다소나마 해결 가능하다고 하겠지만 UCC와
같이 기존의 방송사나 영화사가 만들지 않고 제공하지 않는 컨텐츠를 보고 싶을 경우에는 도저히 해
결할 방법이 없다.
십인십색이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취향을 갖고 있고 따라서 보고 싶은 것이 제각기 다를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 해도 시간에따라 상황에 따라 보고 싶은 것이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정해진 컨텐츠, 정해진 방송사, 정해진 채널을 가지고 이 모든 종류의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애
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더하여 소비자들의 온라인 동영상 이용에대한 거부감 저하, 말하자면 방송사에서 편성한 채
널을 선택해서 TV로 보는 형태가 아닌 동영상 소비행태에 보다 더 익숙해졌다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
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형태의 동영상 소비를 할수 있는 더 많은 화면, 더 많은 단말이 보급되었다
는 사실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2. 공급 측면
공급 측면에서 OTT 서비스의 등장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규제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 그
리고 경제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접근해 볼 필요가있다.
우선, 규제적인 부분을 보자. 만약 누군가 방송을하고 싶다면 단지 방송 설비를 갖추는 것으로는 부
족하며 반드시 정부나 규제 기관의 허가를 얻어야만 한다. 단지 한 국가나 한 지역의 방송 허가를 받
는 것이라면 그나마 좀 덜할 것이다. 만약 전 세계를 상대로 방송을 하고 싶다면 그 어려움은 더할 수
없이 커질 것이다. 더군다나 서로 상충하는 규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있다면 그 중에 어느 하
나 이상의 국가에서 방송하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OTT는 아직 방송의 형태로 규제 받지 않고 있다. 본질적인 부분에서 보자면 OTT도 분명 하
나의 방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외형, 그것이 구현되는 방식을 보면 이것은 단지 인터넷을 이용하
는 데이터 서비스일 뿐이다. 단지 그 데이터라는 것이 압축된 동영상이거나 음악 등의 방송 컨텐츠일
뿐이다. 따라서 시스템만 갖추어진다면 그 즉시 세계 어떤 나라를 대상으로 하건 바로 방송 컨텐츠로
이루어진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즉, 아무런 허가 없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의
설립이 가능하게 된다.
기술 발전 또한 OTT 등장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
이다. 최고 100Kb 이하의 속도에 불과한 전화 모뎀이 인터넷 접속의 유일한 수단이었다면 OTT는 거
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xDSL, 케이블 모뎀 등 기존 인터넷 접속 수단의 속
도가 대폭 향상되었으며, FTTH와 같은 100Mb급초고속 인터넷의 등장으로 상당히 고용량의 동영상
일지라도 충분히 빠른 속도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본질적 이유는 바로 경제성이다. OTT를 이용할 경우, 기존의 방송 방식에 비해
터무니 없이 작은 투자로 방송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 왜냐하면 OTT는 기존 방송 방식에 비해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케이블 TV의 경우에는 각 가입자 가정까지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위성 방송이라
면 위성을 확보해야 하며 공중파라 해도 최소한 송신탑의 확보는 필요하다. 그러나 OTT라면 그 모든
투자 없이 바로 서비스 가능하다. 단지 컨텐츠 서버를 인터넷에 물려두는 정도로 끝이다. 이 정도 투자
는 컨텐츠 확보 등의 다른 비용에 비하면 무시할 정도로 작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규제 걱정 없이, 추가적 투자에 대한 큰 부담 없이 바로 방송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
한 매력이다. 그 결과 기존의 방송 방식으로 성장의한계에 도달하여 새로운 컨텐츠 유통 채널을 필요
로 하고 있었던 컨텐츠 보유자들, 동영상 시대에도웹 리더십을 유지하고 나아가 동영상을 이용하여
그것을 강화하려는 포털 업체, 그리고 신규 단말의판매를 강화하고 또한 TV 산업의 Power Shift에
대응하려는 TV 제조업체들이 OTT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향을 갖게 되었다.
3. 상업적 가능성
수요가 있고 공급 가능성이 있다고 모든 것이 다사업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적 시장의 원칙
은 그것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OTT는 어떻게 수익을 확보할 수 있
는가, 수익 확보의 방법이 개발 되었는가 하는 부분또한 OTT 등장의 중요 이유가 된다. 이와 관련해서
OTT는 기존 방송 방식과 마찬가지로 컨텐츠 판매와 광고라는 두 가지 기본 수익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가입에 기반한 가입비형, 가입 자체는 무료이지만 VOD처럼 특정 동영상 시청
에 대해 건당 과금하는 PPV(Pay Per View)형, 동영상 시청 자체는 완전히 무료이지만 동영상 시청
과 함께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광고형 그리고 이러한 형식이 다수 결합된 혼합형 등이 있다.
그런데, OTT 사업자들의 성과를 분석해 보면OTT의 수익 모델과 관련하여 두 가지 시사점을 얻
을 수 있다. 우선, 과금에 기반한 수익 모델은 비디오 대여, TV 시청료 납부, VOD 시청료 납부 등과
같은 기존의 과금 관행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시청자들의 머리 속에서는
기존 방송 방식과 OTT가 서로 가격과 제공 컨텐츠를 갖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보다 더 좋은 컨텐츠를 보다 더 싸게 제공하는 쪽이결국 승리할 것이다.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에서 OTT 광고 수익의 한계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광고 수익이란
결국 더 많은 광고주가 더 많은 광고를 더 비싼 가격에 내어 놓고 싶을 때 커진다. 그리고 그것은 얼
마나 더 많은 시청자가 집중해서 광고를 볼 것인가,그리고 얼마나 많은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OTT는 상당한약점을 가진다. 왜냐하면 아직 TV에 비해 이용 방
법이 쉽지 않고 또 시청 행태가 편성된 채널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컨텐츠를 선택하는 방식
이기 때문에 대량의 광고를 배치시키기 곤란하기때문이다.
Ⅲ. 주요 OTT 사업자
현재 OTT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업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성공
체험을 하고 있거나 유의미한 특징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두 사업자의 경우를 살펴 보기로 하자. 이
두 회사의 OTT 사업 내용을 보면, 상세한 내용은다시 언급되겠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내용을 파
악할 수 있다.
첫째, OTT는 영상 컨텐츠의 유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주는 수단이며 동시에 방송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목적에도 유효한 수단으로 작동한다.
둘째, OTT 또한 우수한 컨텐츠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단지 싸다거나 편리하다는 정도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되지 못한다.
셋째, OTT 영상 컨텐츠의 전후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의 수익 확보는 매우 어렵다. 이미 이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한 훌루의 사례를 참조하면VOD 방식의 소비를 원하는 시청자에게 컨텐츠 전
후의 광고에 대한 집중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1. 넷플릭스의 사례
넷플릭스(Netflix)는 본질적으로 DVD를 대여하는사업자이다. 1997년에 설립되었으며 1999년부터 온
라인 DVD 사업을 개시한 미국 최대의 온라인 DVD렌탈 서비스 회사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미
국 내 인터넷 DVD 렌탈 서비스 시장의 약 3/4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는 2006년말 신규사업부문인 ‘RedEnvelope Entertainment’를 구성하여 VOD 컨텐
츠 관리를 전담시켰다. 이어 2007년 1월에 DVD 대여를 연계로 한 무료 VOD 서비스 ‘Watch Now’를
개시했다. 현재 이 서비스의 브랜드 명은 ‘Watch Instantly’로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다.
‘Watch Instantly’는 전용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으로 넷플릭스 서버에 있는 영화나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서비스이다. 요금제는 다양하게 구성되어있는데 최저 한 달에 10달러 정도로 DVD 8개 렌탈
및 OTT 서비스 무제한 시청이 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의 전용단말기 중 절반 이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인 ‘X-Box 360’이다. 넷플
릭스는 2008년 11월부터 X-Box Live Gold 회원이면서 동시에 넷플릭스 회원인 고객을 대상으로 ‘XBox
360’을 통해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가 1백 만 명을 돌파한 것은 불과 서비스 개시 3개월이 지난 2009년 1월이었다고 한다.
X-Box가 미국 내 1천만 이상의 가구에 보급되어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앞으로 게임기와 연계된 넷플릭스 OTT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OTT 사업모델은 오프라인DVD 대여의 큰 단점이었던 ‘운송 비용’을 절감할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고객의 영화이용 편수가 증가하면 컨텐츠 비용 또한 늘어나게 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가입자가많아질수록 OTT 무제한 시청을 중단하거나, OTT에 별도 요금을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2. 훌루
훌루 또는 훌루닷컴(Hulu.com)의 사업 본질은 방송이다. 훌루는 NBC와 News Corp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광고에 기반한 무료 OTT를 제공하는것을 주업으로 한다. 고객들은 훌루가 제공한 OTT를 무료로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시작 전 약 7초 동안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훌루의 OTT서비스는 2008년 3월에 개시되었으며, 2008년 미국의 대선 토론과 오바마 대통령의취임식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특히 훌루는 컨텐츠신디케이터로서 MSN, Yahoo, AOL 등에도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컨텐츠 신디케이터란컨텐츠를 목적 분류에 맞게 수립하여 패키지로 만들거나 부가 서비스와 연계하여 다양한 매체에 유통시키는 컨텐트 유통 전문 사업자를 말한다.
훌루는 영화와 TV 시리즈와 같은 프리미엄 컨텐츠를 바탕으로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다. 사업 초기 성장세는 대단했는데,2008년 8월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서 8위였던 훌루는 2009년 3월에 유투브에 이어 2위로 도약할 정도였다.
훌루의 성공 요인으로는 첫째, 검증된 컨텐츠를사용했다는 점이다. 훌루에서 제공되는 컨텐츠는유투브의 UCC처럼 검증되지 않거나 불법적인 컨텐츠가 아니라 모든 것이 NBC 등 참여 기업의 정식컨텐츠이다. 따라서 대형 광고주들이 기꺼이 광고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주요 광고주로는 맥도날드, Bank of America, Best Buy, GM등 100여 개의 유명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둘째, 훌루는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를감안할 때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시청시 소비자들은 적지 않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광고를보고 그 댓가로 컨텐츠를 무료 시청하기 때문에 훌루 고객들은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작다. 또한 광고수가 많지 않아 광고에 대한 기억도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광고주에게도 효과적인 광고매체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훌루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에 있다. 단지 광고 판매 자체만 놓고 보면 훌루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종종 모든 광고 Slot이 판매되기도 한다.하지만 문제는 시간당 광고 매출에 있다. 자료에 의하면 OTT 서비스의 시간당 광고 매출은 기존 방송서비스에 비해 최대 1/4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것은 광고 자체의 단가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방송 전 7초라는, 기존 방송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의광고를 하는 것도 큰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루의 미래는 그다지 어둡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훌루는 앞으로 고객의 광고에 대한 Feedback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광고를 선택하여 제공하게 할 예정인데, 이 경우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이 될것이다. 이에 따라 성공적인 광고 비즈니스 모델은온라인 컨텐츠 기업이 프리미엄 컨텐츠를 보강하는계기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을 형성함으로써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Ⅳ. TV의 진화 방향과 OTT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OTT는 시청자의 충족되지 못한 수요에 대응하여 더 낮은 원가와 더 다양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였다.
그런데 OTT가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시장 자체가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 년 사이에 벌어진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오랜 방송 역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키워드를 고르라면 n-Screen과 탈 TV 또는 TV 2.0이라는 두 키워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TV 산업 자체의 커다란 변화 방향에 대하여 신생 방송 서비스인 OTT는 어떤 대응을 보여주고있는지, 그 결과 OTT가 새로운 방송 환경에 적응할수 있을지 아니면 적응에 실패하여 등장하자 마자시장에서 사라지는 서비스가 될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1. n-Screen과 OTT
n-Screen은 말 그대로 다수의 스크린을 전제로하는 서비스이다. 아직 단일한 하나의 서비스로 정의되지도 않았고 관련 기술이 완전히 발전되어 시장에 공개된 상황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급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하면 n-Screen은 다음 두가지 고객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하나의 컨텐츠를 다수의 단말로 끊기지 않게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청자가 이동해야 할경우 또는 단말을 바꾸어야 할 경우, 직전에 보던동영상 컨텐츠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보이도록해 주는 것이다. 둘째, 다수의 컨텐츠를 다수의 단말로 이용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단일한 컨텐츠를 제공된 그대로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된 컨텐츠와 연관된 다른 컨텐츠를 선택하여 하나의 집합을 만들고 이를 동시에 여러 화면을 이용하여 소비하는 형태이다.
이들 n-Screen은 최근의 기술 변화로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스마트 폰의 보급, 모니터의 보급, 그리고 가정내 복수 TV의 존재 등 한 개인이 다수의 스크린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분이다. 여기에 더하여 이동 중에도 컨텐츠 소비가 가능하게 만드는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의 확산과 보급, 다수의 단말에 서로 다른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광대역 데이터 네트워크의 확산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동 중의 방송 컨텐츠 이용이라는 것은 공중파나 DMB를 제외하면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곧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이다. 그리고 다수의 단말에 서로 상이한 컨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광대역 데이터 네트워크 또한 초고속 인터넷에 다름 아니다.
최초의 OTT 개념 정의에 의하면 인터넷을 이용하여 제공되는 VOD 형식의 방송 서비스는 곧 OTT이
다. 이렇게 보면 n-Screen 구현을 위한 기술은OTT 구현을 위한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OTT 자체는 n-Screen 시대에 오히려 더 잘 적응할 것이다. 또한 기존 방송사들도 OTT를 배격하기보다 오히려 n-Screen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2. 탈 TV와 OTT
탈 TV 또한 두 가지의 주목할만한 접근 방향을가지고 있다. 소셜 TV와 발신형 TV가 그것이다.
소셜 TV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현재 대유행하고 있는 SNS를 TV에서 이용한다는 것이 아니다.
소셜 TV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컨텐츠의 시청 현황공유와 같이 TV 고유 기능에 연동하여 소셜이라는
성격이 부여되는 형태를 말한다. 소셜 TV는 시청현황 공유, 컨텐츠 공유, 실시간 방송 참여 등의 형
태로 구현된다. 시청 현황 공유란 방송을 본다는 것을 개인의 차원에서 소셜의 차원으로 올리는 가장
간단한 형태이다. 예를 들자면, 현재 친구들이 어떤방송을 보고 있는지 알려 준다거나,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 어느 정도로 인기 있는 것인지 알려 준다는 정도가 시청 현황 공유의 가장 간
단한 형태이다. 컨텐츠 공유란 간단히 말하면 같이보기이다. 어제 찍은 돌잔치 비디오를 내 TV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부모님 TV로 동시에플레이 시키고 같이 즐긴다면 그것이 컨텐츠 공유
이다. 실시간 방송 참여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소감, 감상, 느낌, 정보 등을 시청자들이 서
로 공유하는 것이다. 현재 일부 케이블 방송에서는SMS를 이용하여 시청자 소감을 받고 이를 실시간
으로 화면 아래에 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실시간 방송 참여의 한 형태이다.
발신 TV는 TV가 수동적 시청을 위한 도구에서능동적인 방송을 위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만든 UCC를 방송하기 위한 도구로는 현재PC가 주로 이용되고 가끔 스마트 폰이 이용되고 있
다. 그러나 그 도구가 반드시 PC나 스마트 폰일 필요는 없다. 만약 TV 및 셋탑박스가 방송 기능을 내
장한다면 범용 장비인 PC에 비해 보다 더 편하고간단하게 UCC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셜 TV나 발신 TV 모두 개인화를 전제로 한다. 누가 TV를 이용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
하면 그 사람의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발신 TV는 물론 소셜 TV 또한 쌍방
향의 통신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런 부분은 데이터 통신 없이는 사실상 구현이 매우 어렵다. OTT는
TV 전체를 바꾸어야 할 필요 없이 셋탑박스만 바꾸거나 또는 기존 셋탑박스의 펌웨어를 바꾸고 간단
한 부가 장비를 연결하는 것으로 부가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용자 파악을 위한 얼
굴 인식 기술 정도는 간단히 추가할 수 있다. 더군다나 OT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데
이터 통신은 기본이며 쌍방향 통신 또한 기본으로구현 가능하다. 즉, 탈 TV는 OTT를 통해 가장 손쉽
게 구현될 것이다.
Ⅴ. 우리나라의 OTT
다음이 독자적인 셋탑박스를 이용하여 제공하려던 IPTV가 좌절된 이후 OTT 또는 그와 유사한 서비스라고 불릴 만한 것이 우리 나라에서 전국 단위에서 시도되거나 구현된 적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우리나라 시청자들이 OTT에 대한 수요를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웹 기반의 인터넷동영상 서비스 또는 유사 방송 서비스는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였고 서비스 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주요 웹 동영상 서비스 업체를 살펴 보면,네이버,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털, 아프리카 TV, 판도라 TV, 엠군, 곰 TV 등의 전문 업체, 언론이나 방송사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 기타 게임 회사 등 컨텐츠 보유 업체의 자체 서비스 등이 있다. 하지만그 모든 것은 PC나 스마트 폰 기반이며 독자적 셋탑박스를 갖춘 OTT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온라인 동영상 소비 동향을참조할 경우 OTT의 발전 가능성은 상당한 편이다.
그러나 필요한 동영상을 VOD나 OTT로 시청하기보다는 P2P를 통해 직접 다운로드 받아서 소장하
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과 함께, 온라인 동영상은 당연히 공짜라는 소비자 인식 또한 OTT가 넘
어야 할 높은 장애물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OTT가 성공적으로 서비스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과제에 대
한 해답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IPTV나 케이블 TV가 제공하는 VOD에 대해 OTT는 어떤 차별적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둘째, 초고속 인터넷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P2P 서비스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셋째, 프리미엄 컨텐츠와 무료 시청이라는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그리고 어쩌면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소비자 인식이 바뀐다면 저절로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러한 부분이 해결
되지 않았으며, 이로 판단하건데 국내에서는 당분간OTT 서비스의 본격 도입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 : 서 기 만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 현재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주관심분야 : 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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