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공통

스피커 배치와 음장감

yoonwoonam 2016. 2. 22. 11:12

*. 스피커 배치와 음장감

 

  소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수많은 스피커와 앰프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이베이에서 메리디안 8인치 풀레인지 유닛을 다섯개나 구하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워낙이 유명한 명기를 만드는 메리디안의 제품이니까 제품자체에 대한 믿음은 확실하고, 개당 399달러의 리테일 가격이니까 유닛의 성능에는 의심할바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백로드방식의 인클로져를 제작해서 소리를 한번 만들어보려고 한다.

공명아트에서 웨스턴 755a인클로져를 공제하고 난뒤 8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을 바꾸고, 앰프 매칭을 다르게 해 들으면서 스피커 유닛의 성능에 대해 실감을 하게되었고, 몇달전에 우연히 접한 다인오디오 스피커유닛을 구입해 스피커 인클로져를 제작해서 거실 메인 스피커로 들여놓고 그 음장감에 대한 느낌을 새로이 하게 되었다.

오늘 여기저기 자료를 뒤지다 스피커배치와 음장감에 대한 얘기를 듣고 전에 언뜻 들었던 음장감에 대한 얘기가 있어 일부 발췌해 넣어본다.

두개의 스피커를 가지고 보컬, 트럼펫, 바이올린, 드럼등 각각의 악기의 위치를 다르게 느끼도록 표현이 가능할까?

진정한 하이앤드 오디오는 가능하다고 황인용씨가 나레이션을 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적이 있다.

내 메인오디오는 메킨토시 앰프와 자작한 8" 더블우퍼의 다인오디오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은 앰프에 이퀄라이저가 있는 경우 고음과 저음을 약간씩 높여서 듣는데 자작스피커로 바꾸고 난뒤부터는 저음은 중간보나 많이 적게, 라우드도 중간보다 약간 적게 셋팅을 해야 그나마 맞을 정도로 저음 울림이 많은 소리를 내주고 악기에 따라 울림이 다른 소리가 느껴옴이 감지되었다.

 이쯤에 생각했던 것이 음원에 따라서 리스너의 위치에서 각각의 악기가 어디에 배치되었느냐에 따라 울림의 깊이가 다른부분을 표현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은 스피커 배치와 음장감에 대한 기초자료를 포스팅 해본다.

 

 

 

 

 

1. 좌우 스피커는 대칭이 되도록 설치하라.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으로서, 스피커 주위 벽의 상태나 높이 등을 철저하게 대칭으로 할 것을 권한다. 흔히 작은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 두 스피커의 높이를 맞추지 않는 경우도 많고 하나는 세우고 하나는 눕히고 하는 경우를 볼수 있는데 이러한 것은 매우 좋지 않다.
스피커 사이에 가상의 선을 긋고 청취자로 부터 각각의 스피커에 선을 그엇을 때 나오는 삼각형은 이등변 삼각형이어야 하며 스피커가 청취자를 향한 각도 또한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한편 리스닝룸은 좌우 대칭이 필요하나 서로 마주 보는 면은 평행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로 마주 보는 면이 평행이면 소리가 반사되어 왕복하면서 특정한 주파수의 정재파를 일으키기 쉽다. 음악홀같은 곳에 가보면 천장이 바닥과 평행하지 않고 계단식으로 되어 있고, 옆 벽도 평행면이 되지 않도록 굴곡이나 각도를 준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평행한 면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흡음이나 난반사가 일어나도록 가구/음향판 등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2. 스피커 아래, 뒤, 위에는 충분한 공간을 두라.

요즈음에는 톨보이형으로 긴 스피커나 소형 스피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옛날 스피커에 비하여 소리통의 부피가 작으므로 대부분 덕트를 이용한 베이스 리플렉스형으로 설계하여 저역을 증강시키는 경우가 많다. 스피커를 벽에 근접시키면 저역이 벽에 반사되어 소리가 흐릿하게 된다.
어떤 일본의 오디오 평론가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스피커 주변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공간을 스피커를 위하여 마련하라고 권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좋겠지만, 실제 가정의 환경에서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최소 30cm정도는 꼭 띄어야 한다.

소형스피커 중에는 간혹 덕트가 뒤에 있는 스피커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특히 뒤 벽과의 거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만일 충분한 공간을 띄우지 못할 경우라면 덕트를 스펀지 등으로 막고 뒤 벽과의 거리를 조절하며 소리를 들어 보는 것이 좋다.

한편 스피커를 벽에 붙일수록 벽의 반사로 인해, 저음의 양감은 커지므로 작은 우퍼를 가진 소형 스피커 중에는 벽에 붙여서 사용할 것을 상정하고 만든 것도 있다.(예컨데 Celestion 3) 이런 경우에는 소리를 들으며 적절하게 벽과의 거리를 조정하면 된다.

스피커의 아래도 역시 중요하다. 스피커의 크기가 크게되면 별 생각없이 바닥에 놓게 되는데, 바닥에 놓아도 될 만큼 충분한 크기를 가진 스피커 중에서 의외로 우퍼가 너무 바닥에 가깝게 위치한 경우가 많다. 이런 스피커를 그냥 바닥에 놓으면 바닥에서 저역이 반사되어 소리가 혼탁해 진다. 따라서 스피커의 크기가 크더라도 우퍼가 너무 바닥쪽에 있다면 블록이나 스탠드를 적절히 이용하여 우퍼를 바닥에서 멀리 떨어뜨려 본다. 저역이 훨씬 다부지고 선명해 질 것이다.

천장도 역시 마찬가지로 저역을 혼탁하게 하므로 멀리 떨어뜨려야 하고, 옆 벽도 마찬가지다. 이를 생각하면 스피커의 위치로 가장 나쁜 곳은 방의 구석이다. 스피커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스피커 사이에 TV나 가구가 끼어 있다면 음장감 재생에 좋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3. 트위터의 높이는 귀의 높이에 맞추는 것이 원칙이다.

스피커에서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의 높이를 청취 위치에서 귀의 높이에 맞추면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저역은 지향성이 작아서 사람이 어디 있던지 동일하게 들리지만 고역은 앞으로 곧장 뻗는 특성이 있다. 즉 트위터를 마주 보고 있다가 옆으로 조금 비껴나면 고역이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스피커 제작사들은 청취자들이 트위터를 귀높이에 맞출 것을 상정하고 설계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울러 스피커 전면을 커버하는 그릴도 대부분 씌운 상태에서 소리를 튜닝하므로 역시 씌우고 듣는 것이 좋다.

이러한 사실을 역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고역이 지나치게 강한 시스템이라면 트위터의 높이를 귀의 높이와 어긋나게 하고 각도도 변경하여 순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고역이 약한 시스템은 그릴을 떼고 들으면 더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스피커마다 모두 틀리므로 늘 소리의 변화를 감지하며 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4. 바닥의 강성을 확보하라.

이 것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바닥이 약하다면 스피커의 진동이 바닥에 울려 소리가 혼탁하게 변하게 된다. 확인하기 위하여 스피커 앞에서 발을 살짝 굴러 보았을 때 진동이 오래 지속된다면 스피커 설치에 문제가 있다. 몇 몇 아파트에서 바닥이 많이 울리는 것을 보았는데 역시 오디오에서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해결 방법은 단단한 받침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형 할인점에서 살수 있는 방진고무를 바닥에 깔고 그위에 대리석이나 벽돌 같은 강한 것을 깔고 스피커를 올려 놓는다. 그리고 스피커 바닥에 스파이크를 쓰면 더욱 좋다.
여기서 단순히 단단한 받침만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스파이크나 방진 고무와 같은 진동을 격리/흡수하는 부분이 포함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5. 스피커 유닛의 고정 상태를 확인하라.(스피커에서 부대음이 들리는지 확인하라.)

스피커를 아무 생각없이 오래 사용하다 보면 스피커 유닛과 인클로져 사이에 나사가 헐거워 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 것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더욱 더 헐겁게 하고 소리를 들어 보기 바란다. 십중 팔구 유니트에서 나오는 소리외에 유닛과 인클로져 사이가 떨면서 발생하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볼륨이 커질수록 이 잡음은 크게 느껴질 것이다. 오디오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매니아들 중에는 이 나사를 적절하게 조이느냐 너무 세게 조이느냐에 따라 소리가 크게 바뀐다고 주장(?)하는 분도 본 적이 있다. (물론 일리는 있는 이야기이다. 일리만 있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원칙은 서로 떨리지 않게 굳게 조이는 것이고, 조일 때에는 시계방향이나 반시계 방향과 같이 순차적으로 조이지 말고 순서를 어긋나게 조이는 것이 좋다.

6. 스피커 위에 무엇을 얹어 놓아도 좋은가?

옛날 스피커들은 통울림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푸근한 느낌이 들도록 한 제품들도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클로져는 울리지 않도록 인클로져의 강성을 높이는 것이 대 유행이다. 이전에도 마그네슘 인클로져를 사용한 Celestion의 SL700과 같은 스피커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정도가 더욱 심하여 Avalon과 같은 스피커의 앞 배플 두께는 무려 10cm가 넘는다. 이런 스피커를 손으로 똑똑 두드려 보면 울림이 길게 늘어지는 일이 결코 없다. 이와 같은 스피커를 사용하는 분이라면 무엇을 올려 놓건, 아니건 소리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값싸고 성능이 떨어지는 스피커라면 인클로져에 물량투입을 별로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무거운 것을 올려 놓으면 통울림의 부대음이 사라지고 선명한 소리가 날 수도 있다. 한번 시도해 봄 직하다.

 

 

*.장르별 스피커의 특성을 달리 한다.

 

장르별 재생 특성이란 결국 제조자, 제조국의 문화특성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이다. 클래식재생을 잘하는 시스템이란, 클래식을 생활 속에서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클래식을 잘 재생하는 시스템과 재즈, 록음악을 잘 재생하는 시스템과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 것? 모두를 다 잘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 것일까?

모든 장르의 특성을 설명할 지면은 아니지만, 오디오의 재생특성에는 몇 가지 전형성이 있고 대략적인 정리가 가능하다. 우선, 클래식의 경우를 보면 장르적으로 가장 어려운 재생특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재생악기의 다양성, 넓은 대역, 왜곡 없는 재생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클래식재생을 위해서는 넓은 대역과 해상도가 뛰어난 기기들이 필요하다. 클래식의 장르 특성이 그런 미묘한 음색의 차이를 즐기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 악기가 넓은 대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아서(피아노, 파이프오르간 등) 옥타브가 상하로 연속 이동을 하는 순간을 위화감 없이 연결시켜 주려면 그에 맞는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일부 장르를 제외한다면 저역은 다소 풍성하고 순발력이 떨어져도 결정적인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이것까지 정확해야 한다. 아울러 착색1) 이 적을수록 전반적인 재생이 좋게 들린다. 현악기의 경우 약간의 윤색을 갖추면 좋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이번에는 다른 악기와 장르가 원래 음에서 멀어지면서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

1)착색 : 오디오가 원래의 음색을 약간 변화시키는 것. 이를 통해 소리가 좀 더 듣기 좋게 되기도 한다.

재즈의 경우 또한 소편성에서부터 대편성에 이르는 구성 특성과 어쿠스틱 악기와 보컬이 결합되어 클래식에 준하는 재생력을 요구한다. 기본적으로 클래식에 비해 작은 무대, 그리고 무대와 가까운 거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재즈에서 현악합주를 대편성으로 구성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역별로 독주악기로 편성하기도 하고, 금관악기들이 전면에 나서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클래식과 정작 큰 이질감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악기편성의 문제가 아니라 재즈 특유의 색채감, 협소한 울림, 보컬의 빈번한 등장, 그리고 독특하고 변화무쌍한 리듬 등이 될 것이고, 이런 이유로 클래식 재생기기와는 조금 다른 계열의 기기들이 필요하다. 예컨대 두텁고 그루브한 중저역의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대역이 넓지 않더라도 인클로저의 울림 자체가 깊고 단정한 쪽이 유리하다. 기본적으로 클래식에 비해 무게중심이 낮은 대역에 중점을 두는 재생특성이 요구된다.

팝과 록음악의 재생이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반은 잘못 알고 있는 경우이다. 장르 특성상 음 자체의 왜곡이 많아서 음색을 정확하게 재생할 필요가 적다는 측면에서 일면 맞는 말이지만, 그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는 클래식이나 재즈 못지않은 난코스가 있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빠른 비트의 다이내믹스 재생이 요구될 경우, 다른 장르에서 뛰어난 스피커들이 리듬이 엉키고 대역별로 속도에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록음악에서 뛰어난 내입력으로 연속출력을 평탄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만 열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제조국의 문화 특성을 반영하는 소리

앞서 장르별 재생 특성이란 제조국의 문화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 제조국의 문화란 어떤지살펴보자. 특히 스피커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그 사운드 스타일을 크게 영국계와 미국계로 양분할 수 있다. 굳이 두 나라의 제품이 아니라 해도, 이 스피커는 영국계, 혹은 미국계에 가깝다는 말을 하곤 한다. 영국계 스피커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은 매끄럽고 풍성하며 달콤한 음색의, 귀를 즐겁게 하는 사운드로 일괄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스피커들은 호방하고 화려하며 광활한 스타일을 머리에 떠올리는 게 자연스럽다. 자체 구조적으로도 그렇고 그에 따른 소재를 채택하는 데 있어서도 근본적으로 노선을 달리하는 상반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이유는 양국의 문화특성에 크게 기인한다. 즉, 환경과 주로 듣는 음악장르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반영된 결과이다.

 

양대산맥, 브리티시 사운드와 아메리칸 사운드

소편성 클래식에좋다는 평을 듣는영국제 스피커

영국의 경우 그리 넓지 않는 주거공간과 습한 날씨,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 민요 등의 환경 인프라에 기초해서 단아하고 윤기 있는 음색이 잘 어울린다. 뭔가 활기차고 쨍한 기운보다는 차분하고 감정을 몰입시키는 소박함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은 소편성 클래식에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 배경에는 개연성 있는 히스토리가 있다. 영국계를 주도한 사운드는 국영방송국 BBC에 납품했던 스피커들로부터 발원한다. 즉, 로져스, 하베스, 스펜도 등의 3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들과 이들의 방계회사들이 트리 구조를 형성하며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계보를 이어내려갔다. BBC의 주요 레퍼토리는 교양 프로그램들로서 고전음악들과 사람의 목소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최적화된 스피커들은 자연 그런 재생특성을 띨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브리티시 사운드의 탄생배경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넓고 높은 목조 공간과 쾌청하고 활기찬 분위기, 거침없이 굵은 톤의 음색으로 대표되어 마치 야생마 한 마리를 들여놓은 듯한 역동적인 분위기로 상징된다. 워낙 넓고 용도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개별주택 공간에 맞게 설계하다 보니 기기 자체의 크기도 크고 넓은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소리를 설계하고 있다. 영국의 스피커들이 방송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개발되었다면, 미국의 경우에는 극장시스템을 그 기원으로 해서 계보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전설의 통신사인 AT&T에서 발원해서 웨스턴 일렉트릭 – 알텍 - JBL 로 이어지는 아메리칸 사운드의 역사는 그대로 오디오의 역사와도 동일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가정용 시스템은 물론, 극장용 시스템의 규범을 세워놓았으며 훗날 홈시어터용 멀티채널 시스템에 있어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위 스펙터클한 스테이징과 정교한 포커싱 등 규모감과 생생한 공간표현을 모토로 하는 사운드와, 이에 덧붙여 미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장르적 특성 또한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면, 빅밴드 재즈 등의 대형 홀을 기반으로 하는 연주, 입체감 넘치는 영화음악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장르적 재생 특성은 기술발전과 상호작용을 하며 발전을 거듭해서, 풍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소위 하이엔드 문화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기타 지역의 사운드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영국과 미국만으로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외에도 큰 흐름을 유지해온 각국의 오디오 스타일들은 무수히 많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우, 일찍이 음반산업을 발전시켜온 메카답게 녹음과 관련된 장비들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마이크와 케이블, 아날로그 플레이어, 극장용 스피커, 그리고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고전 진공관 등 영미식 제품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영역들을 보존해오고 있다. 여전히 최고의 녹음장비로 평가받는 노이만과 쉡스의 마이크들 그리고 극장용 스피커의 고전 클랑필름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특유의 목재 및 가죽가공 기술로 공예품에 가까운 외관과 현악기의 공명원리를 도입시킨 사운드 스타일로 크게 맹위를 떨친 이래, 현악기 재생의 모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경우 개성이 지나친 감이 있어서 보편성은 다소 떨어질지 모르나,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한 설계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정갈하고 정교한 사운드로 수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재즈 재생에 있어서는 본고장인 미국의 시스템에 필적하는 제품들이 많다. 스위스의 경우가 이와 유사한 경우가 되겠으나 사운드 콘셉트도 약간 다르고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고래의 정밀공학과 미니멀리즘을 동원해서 자극성 없고 투명한 사운드로 골드문트나 FM 어쿠스틱스 등 명품개념의 제품들을 거느리고 있다.

오디오도 자신의 표현수단

카메라나 컴퓨터를 처음 사는 사람이 무얼 사야 하느냐고 물어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게 있다. 무얼 찍으려고 하느냐, 무슨 작업을 많이 하느냐 등의 질문이다. 이런 확인 과정이 없으면, 거의 쓸 일이 없는 기능을 먼지 앉도록 남겨두면서 비싼 고급기를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디오의 경우는 좀더 심각하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항상 자신이 무얼 들으려 오디오를 사는 지 진지하게 생각한 연후에, 정말 모든 음악을 다 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돈을 모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자.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부분 발췌 : 오승영 | 오디오 평론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 뮤직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으며, <스테레오뮤직>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 연구소 객원연구원 및 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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